집을 팔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복잡해졌어요

안녕하세요, Claire예요. 얼마 전 서울 외곽의 집을 정리했어요. 그 이후로 부동산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서, 답답한 마음에 요즘 찾아보고 정리한 내용을 써보려고 해요.

“거품이다” vs “이미 해소됐다”, 엇갈리는 시각

최근 대통령이 “부동산 거품도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발언한 게 뉴스에 나왔어요. 그런데 한편에서는 다른 얘기도 있었어요. 건설·부동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오히려 상당 부분 이미 해소된 상태라는 분석도 있었거든요. 반도체 수출 호황 덕에 경상수지까지 좋아지고 있다는 얘기도요. 생각해보면 하락론과 상승론은 오래전부터 늘 있어왔죠. 다만 이번엔 그 온도차가 유독 크게 느껴졌어요.

국가는 좋아졌다는데, 왜 내 집 마련은 더 멀게 느껴질까

GDP나 경상수지 같은 지표는 국가 전체의 이야기지, 개인의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었어요. 실제로 서울 중산층 가구가 서울의 중간 가격대 집을 사려면, 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10년 넘게 모아야 한다는 통계를 봤어요. 소득 하위 20% 가구는 거의 30년 가까이 걸린다고 하니, 계층에 따른 격차도 상당했어요.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은 순수하게 월급만 모아서는 이 시장에 발을 들이기 힘든 구조예요. 대출 없이는 불가능한 거죠. 게다가 한국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아요. 미국은 30%대인데 한국은 60~70%를 훌쩍 넘는다는 통계도 있었어요.

미래를 좌우할 변수들, 이것도 저것도 있더라고요

인구감소와 최근의 금리 인상 기조는 하락 쪽 근거로 자주 언급돼요. 인구가 줄면 장기적으로 주택 수요도 줄 거라는 전망이 있고, 한국은행도 최근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반대쪽 이야기도 만만치 않아요. 서울로의 인구 쏠림, 그리고 무엇보다 ‘공급 부족’이 자주 언급돼요. 정부도 몇 년 전부터 주택 공급이 절벽에 가까웠다는 걸 인정하고 있고, 수요가 줄어도 공급이 그보다 더 부족하면 가격은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어요.

여기에 ‘부동산 사이클’이라는 개념도 있었어요. 상승과 하락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이론인데, 지금이 사이클의 어디쯤인지도 전문가마다 진단이 갈려요.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사례가 자주 언급되지만, 한국이 반드시 같은 길을 걸을 거라는 근거도, 절대 아니라는 근거도 저는 찾지 못했어요.

정작 저희 집을 정리한 건 다른 이유였어요

사실 이 결정에는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어요. 저희가 살고 있는 전세는 최초 계약일 기준으로 1회만 연장이 가능한 조건이었어요. 그런데 아이 학교 때문에 지금 주소지에서 최소 6년은 더 살아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1회 연장으로는 그 기간을 다 채울 수가 없었죠.

가장 컸던 이유는 이거였어요. 그동안 안고 있던 부채를 이번 기회에 상환하면, 앞으로 투자로 돌릴 수 있는 잉여 현금이 생기겠다는 계산이 섰어요. 그 돈으로 당장은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여서 노후 대비를 좀 더 단단히 해두고, 때가 되면 다시 갈아타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아예 집을 포기한 게 아니라, 잠시 현금을 불려두고 적당한 시점에 돌아오겠다는 계획에 가까웠어요.

그런데 그 ‘때’가 안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시장을 보면서 눈에 띈 게 있어요. 실거주가 필수인 분들은 대출 규제로 정해진 한도 안에서 살 수 있는 매물로 떠밀리듯 몰리고 있다는 거예요. 저는 집을 팔기 전까진 이런 분위기를 남의 일처럼 느꼈는데, 막상 전세로 옮기고 나니 여러 전문가들이 “이런 시장은 처음 본다”고 말하는 걸 자주 접하게 됐어요. 그럴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지더라고요.

거기다 지금 살고 있는 전세 계약의 갱신청구권이 끝나는 2년 후, 보증금을 낮추고 그 차액을 배당주에 투자해볼 생각도 하고 있는데, 최근 전월세 시장이 오르는 속도를 보면 이 계획도 뜻대로 될지 자신이 없어져요. 세제나 대출 규제도 워낙 자주 바뀌다 보니, 제가 지금 정확히 어떤 조건에 해당하는지조차 스스로 헷갈릴 때가 있고요.

결국 판 게 맞았는지 틀렸는지, 지금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라는 걸 인정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정리하기로 했어요. 어떤 상황이 오든, 잉여 현금이 많을수록 이 불안함은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거라고요. 그때까지는 시장 추이를 계속 지켜보면서 묵묵히 기다려보려고 해요.

그래서 요즘은 정보를 듣는 방식도 조금 바꿨어요. 부동산 채널들만 계속 듣다 보면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거시경제 흐름을 짚어주는 채널들 위주로 업데이트하고, 배당주나 적립식 투자 관련 채널들을 챙겨 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당장 부동산 시장을 어쩔 수는 없어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다 보면 조금은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저만 이런 게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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