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Claire예요. 요즘 저희 집은 사춘기 아들 운동으로 일주일이 꽉 차 있어요. 검도 주 4회, 테니스 주 1회, 그리고 배드민턴은 거의 매일이요. 처음부터 이렇게 계획했던 건 아니었는데, 하나씩 돌아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더라고요.
시작은 다이어트였어요
테니스는 원래 다이어트 효과를 노리고 시작했어요. 저희 아이가 어깨가 있는 체형인데, 점점 통통해지는 게 보여서 운동 하나쯤 시켜야겠다 싶었거든요. 시작한 지 어느덧 1년 정도 됐는데, 방학 때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주 3회까지 늘렸어요. 더 늘려볼까 했는데 개학하고 학원 일정이 겹치고 코치님 스케줄까지 안 맞다 보니, 결국 지금까지 주 1회로 유지하고 있어요.
그러다 검도를 시작했어요
아이의 멘탈과 체력, 다이어트까지 기대하면서 검도를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아이랑 잘 맞더라고요.
검도장을 알아보러 갔을 때 인상 깊었던 게 있어요. 흔히 검도는 남자아이들이 많이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여자아이들의 진입장벽이 오히려 낮다고 하더라고요. 대회도 많이 나가고, 검도장에 가보니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여학생들 연령대가 정말 다양했어요.
더 인상 깊었던 건 주말 풍경이었어요. 아들과 엄마, 딸과 아빠가 짝을 지어 서로 죽도를 맞대고 겨루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어요. 관장님 말씀으로는, 예전엔 부모가 일방적으로 아이를 데려다주고 지켜보기만 했다면, 요즘은 가족이 함께 운동하는 추세로 많이 바뀌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모습이 보기 참 좋다고요.
관장님 본인 이야기도 해주셨는데,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아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도 스트레스 해소하러 종종 도장에 나온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체력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고요.
저는 검도가 예의범절과 굽은 자세를 바로잡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크게 소리를 지르며 기합을 넣어야 한다는 점이 저희 아이한테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에 감정을 잘 표현 못 하고 속으로 쌓아두는 편이라, 이렇게 소리 내는 경험만으로도 뭔가 해소가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성장판 자극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살짝 있었고요.
거기다 아이는 평소 『귀멸의 칼날』을 좋아했는데, 검도복을 입은 모습 자체가 꽤 멋있어 보였나 봐요. 만화 속에서 보던 칼과 비슷한 죽도로 뭔가를 배운다는 게, 아이 마음을 여는 데 한몫한 것 같아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등록했는데, 다행히 아이가 여러모로 재밌어하고 있어요.
그리고 배드민턴이 다시 시작됐어요
테니스, 검도에 이어 최근 배드민턴까지 더해졌어요. 계기가 좀 재밌는데, 아이가 요즘 즐겨 보는 만화 『푸른상자』에 학생들이 클럽 활동으로 다양한 운동을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 남자 주인공이 배드민턴을 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치고 싶어졌대요. 저학년 때 1년 정도 배웠다가 이사 오면서 그만뒀었는데, 이번에 가족이 다 같이 치면서 다시 재미를 붙였어요.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했던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배드민턴을 길면 두 시간, 짧아도 한 시간은 치는데, 쉬지 않고 계속 뛰어다니는 걸 보면서 확실히 체력이 좋아졌다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한동안 예민하게 굴고 감정적으로 폭발하던 게 요즘은 거의 없어졌어요. 짜증도, 삐지는 것도 눈에 띄게 줄었어요. 저는 그게 단순히 운동 자체의 효과인지, 아니면 엄마 아빠가 퇴근하고 늦은 저녁인데도 무조건 같이 나가서 쳐준다는 게 아이한테 고마웠던 건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아마 둘 다겠죠.
운동이 감정에도 영향을 준다는 게 사실이었어요
궁금해서 찾아보니, 운동을 하면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엔돌핀이 평소보다 많이 분비된다고 해요. 땀이 날 정도의 중간 강도 운동을 1시간 정도 하거나, 힘든 강도로 10~20분만 해도 엔돌핀이 늘어난다고 하더라고요. 국내 청소년 대상 연구에서도, 신체활동이 스트레스가 우울로 이어지는 영향을 완충해주는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는 결과가 있었어요.
이론으로만 알던 걸 저희 아이를 보면서 실감하게 됐어요.
요즘은 네트까지 샀어요
원래 배드민턴을 치던 곳에 이미 라인은 그려져 있었는데, 배드민턴에 재미를 붙이고 나서는 그 자리에 네트까지 따로 구매해서 설치했어요. 사실 이렇게까지 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대회 나가는 선수처럼 보여서 웃길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런데 네트 없이 치다 보면, 점수 낼 때마다 ‘선 안에 떨어졌다, 아니다’로 서로 우기게 되더라고요. 네트가 있으니 그런 실랑이 없이 훨씬 재밌게 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이렇게 하나씩 갖춰가는 과정 자체가 아이한테는 엄마 아빠가 자기를 위해 진심으로 함께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아빠는 아이랑 잘 맞춰주고 싶어서 유튜브로 자세를 따로 공부할 정도로 열심이거든요.
다이어트로 시작해서, 정서까지 챙기게 됐어요
돌아보면 처음엔 그저 체력이나 다이어트 때문에 시작한 운동들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이의 정서에도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몰랐어요. 스케줄 조정하느라 이리저리 바뀌기도 했지만, 지금 이 루틴이 저희 가족한테는 꽤 잘 맞는 것 같아요.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아이가 관심 가는 운동 하나쯤 함께 시작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