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6년, 수학 선행과 심화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안녕하세요, Claire예요. 아이가 이제 초등 6학년을 거의 끝내가는데, 문득 그동안의 수학 선행 심화 여정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아직도 정답을 못 찾았어요. 다만 지나온 시행착오들을 정리해보면,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들께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주산·암산 학원, 신기했지만 불안으로 끝났어요

아이가 8살 때, 동네 학원 원장님 권유로 예스셈이라는 주산·암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연산 학습지 정도만 가볍게 하고 있었는데, 주산을 시작하면서 암산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더라고요. 백의 자리부터 계산을 시작한다든가, 풀이 과정 없이 답을 바로 써버리는 모습이 정말 신기했어요.

그런데 3학년이 되어 교과 수학 진도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그 “신기했던” 모습이 오히려 불안 요소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풀이를 안 쓰고 답만 바로 써버리는 습관이, 앞으로의 교과 과정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것 같았거든요. 학원에서는 두 자리 곱하기 두 자리가 암산으로 나올 때까지는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게 좋다고 권유하셨는데, 그때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어요. 선행과 심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조급함에, 결국 예스셈을 그만두고 교과 수학 학원으로 옮겼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예스셈의 효과는 더디긴 해도 분명히 있었어요. 이왕 시작했던 거, 조금만 더 버텨서 두 자리 곱하기 두 자리 암산까지 마무리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아요.

그러고 보면 예스셈은 보통 초등 저학년 때가 적기라고들 하잖아요. 그런데 정작 학원 저녁 시간대에 가보면, 연산 실수로 내신 성적의 발목을 잡히는 중학생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더라고요. 생각보다 연산 실수가 흔하고, 이 연산만큼은 중학교 때까지도 매일 한두 장씩 꾸준히 풀어야 한다는 게 여러 전문가 선생님들의 공통된 조언이었어요. 그 얘기를 듣고 나서부터는, 저도 진도와는 별개로 연산만큼은 꾸준히 챙기려고 하고 있어요

동네 수학학원, 관리의 한계를 느끼다

교과 수학 학원으로 옮긴 초기에는 오히려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어요. 머릿속에서는 답이 바로 나오는데, 그걸 다시 풀이 과정으로 풀어서 써야 하니 아이도 저도 몇 달간 적응이 필요했어요.

게다가 동네 학원은 한 선생님이 여러 학년의 아이들을 동시에 케어하다 보니, 커리큘럼 자체가 약하다는 게 점점 눈에 띄었어요. 관리가 세밀하게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계속 받았고, 결국 대형 수학학원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어요.

대형 수학학원 2년, 데이터는 좋았지만 구멍은 안 보였어요

대형학원에서는 투트랙 시스템으로, 한 학기는 선행, 한 학기는 심화를 3개월 코스 단위로 진행했어요. 전국 단위 평가로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고,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수준을 점검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꽤 높았어요.

그런데 5학년 2학기 무렵, 중1 과정인 일차방정식으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터졌어요. 소금물 농도, 거리·속력·시간, 정가·원가 문제까지, 응용 유형이 나올 때마다 아이가 하나같이 다 막막해했어요. 이 유형, 저 유형 할 것 없이 전부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많은 양의 문제를 새벽까지 풀고 나면 어느새 다음 진도로 넘어가 있는 방식이었는데, 그러다 보니 “이러다 모르는 채로 그냥 넘어가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이 처음으로 생기더라고요. 결국 그해 8월, 2년 정도 다니던 대형학원을 정리하고 개별진도반으로 옮기게 됐어요.

지금의 선택, 소수 개별진도반

지금은 소수 인원을 케어하는 개별진도반에 다니고 있어요. 여전히 정답은 없어요. 대형학원처럼 탄탄한 커리큘럼 체계가 아니다 보니 진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고, 또래 아이들과의 경쟁 구도가 없다 보니 아이 스스로 느슨해지는 경향도 보여요.

다만 좋은 점도 분명히 있어요. 선생님과 아이의 케미가 정말 좋아서, 아이를 잘 다독이면서 진도와 숙제, 수업 강도를 유연하게 조절해주세요. 옮기고 나서 가장 먼저 체감한 변화는, 그렇게 힘들어했던 일차방정식 응용 유형을 다루는 방식이었어요. 소금물, 거속시, 정가·원가처럼 아이가 유독 막막해하던 유형들을 하나하나 나눠서, 관련 부교재까지 따로 챙겨가며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풀리시더라고요.

돌이켜보면 대형학원과 개별진도반, 어느 쪽이 더 좋다 나쁘다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대형학원에 있을 때는 아이가 다른 친구들보다 뒤처져 보이는 게 싫어서, 긴가민가한 부분도 티 내지 않고 그냥 넘어가버렸던 거예요. 진도에 대한 욕심과 은근한 경쟁 심리가 오히려 아이의 불안을 감추게 만든 셈이죠. 반면 지금 선생님은 옆에서 다독여가며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작은 성취에도 자신감을 심어주시는 방식인데, 이게 우리 아이 성향에는 훨씬 잘 맞았어요. 그러다 보니 예전엔 그렇게 막막해하던 유형도, 지금은 훨씬 수월하게 풀어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사춘기와 겹친 지금 시기에도 아이가 크게 거부감 없이 잘 따라가고 있어요. 무엇보다 선생님이 수학 전공으로 스카이를 졸업하신 분이라, 캠퍼스 생활이나 왜 좋은 대학을 가야 하는지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종종 들려주시는데, 아이가 그 말은 또 곧잘 새겨듣는 눈치예요.

지금은 중2 과정을 시작한 단계라 빠른 진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할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아이의 태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단계에서는 속도보다,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걸 목표로 삼고 있어요.

요즘 유명한 수학 선생님들 유튜브 채널을 이것저것 챙겨보다 보면, 결국 비슷한 결로 수렴하는 이야기들이 있더라고요. 심화는 분명 필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깊이 시간을 쏟기보다는 수학이 학년별로 연계된다는 점을 활용하라는 조언이었어요. 예를 들어 중1 과정을 탄탄히 다져두면 중2, 중3으로 넘어갈 때 속도가 확 붙는다는 거죠. 그 위에서 아이 성향에 맞게 쎈, 블랙라벨, 일품 같은 문제집 중 하나를 골라 풀리면서, 실제로 그 학년이 됐을 때 선행했던 내용을 내신 대비로 다시 다지고, 그 힘으로 고등 수학까지 계속 나가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물론 여기에 사춘기라는 변수가 하나 더 끼어들어요. 누군가는 오히려 진도를 빨리 빼놓으면, 나중에 아이가 마음을 다잡았을 때 따라갈 여지가 생긴다고도 하고요. 결국 정답은 없고, 아이의 성향과 캐릭터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제 아이의 경우는 자신감이 부족한 편이라, 저는 “나도 하니까 되네”, “이 정도면 할 만하네” 싶은 감각을 심어주는 걸 지금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어요.

선생님을 하고 계신 지인분들이나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아이들이 공부를 대하는 자세가 확 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자신감이 부족한 아이일수록, 다 같이 열심히 하는 환경에 부딪혔을 때 “나는 해도 안 된다”며 일찌감치 놓아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반대로 그 시기에 오히려 더 신경 써주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면, 아이들이 그 시기를 훨씬 잘 헤쳐나간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여전한 고민, 그리고 지금 신경 쓰는 것

요즘은 수능 절대평가와 논서술형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아이가 문제를 꼼꼼히 읽는 습관과 풀이 과정을 제대로 쓰는 습관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그런데 이게 여전히 아이한테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해서, 저 혼자 계속 마음을 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해요.

초등 6년을 거의 다 보내고 나니, 어디에 힘을 줘야 하고 어디는 좀 내려놔도 되는지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요. 그때는 왜 그리 조급했을까 싶기도 하고, 동시에 그때 조금 더 신경 썼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고요. 만감이 교차하는 시기예요.

정답이 있는 글은 아니지만, 저처럼 선행과 심화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시행착오의 기록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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